2023. 4. 26. 13:52ㆍ캠핑? 캠핑!
솔섬 오토 캠핑장
A의 어린이집 신학기 준비기간으로 낯가림이 아~~~주 심한 A는 담임 선생님 이외에 보육이 힘들기 때문에, J와 D가 번갈아 가며 가정보육을 하였다.
기차를 태어나서 한번도 타보지 못한 A는 기차를 만나고 싶어해서, J는 2/23에 먼저 평창으로 기차를 타고 떠났다. 1시 기차였는데, 평소 낮잠 시간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지하철 타고 서울역으로 오는 길이 긴장되고 힘들었는지, 기차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신나게 조잘거리더니 이내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평창 휘닉스 파크 올인크루시브 윈터를 미리 예약했고, 블루캐니언 2인 이용권, 스노우 파크 2인 이용권, 조식 2인 이용권이 포함되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풀빌라는 몇 번 가본적 있지만 워터파크는 처음이라 낯선 환경, 낯선 사람을 겁내하는 A가 제대로 놀지 못할 까봐 걱정이었는데, A는 암링(팔에 끼는 구명 조끼?)을 하고 발장구를 치며 앞으로 쑥쑥 나갔다. 하늘 보며 수영 하고 싶다며 나름 배영에도 도전하고, 실내에 있는 작은 물놀이 미끄럼틀도 재미있는지 몇 번을 탔다.(A는 평소에 미끄럼틀은 놀이터에서 딱 1번만 탄다.) 방에 안들어 가겠다고 바둥거리는 A를 먹을 것으로 꼬셔도 안되고, 결국 좋아하는 만화를 몇편 보여주기로 하고 극적으로 합의하여 씻고 방으로 올 수 있었다. 피곤했는지 일찍 잠에 들어 다음날에도 평소 늦잠이라는 것을 자 본 적이 없는 A가 9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다음날은 스노우 파크에 가서 눈썰매도 타야하는데, A는 힘들어서 눈썰매 타기 싫다고 방에서 누워 있고 싶다 하였다. 어차피 방은 다른 사람이 와서 사용해야 하고, 우리는 눈썰매를 타고 이제 D를 만나 캠핑장에 갈 거라고 했더니, 어쩔 수 없이 눈썰매장에 끌려? 왔다. 눈썰매를 처음 본 A는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더니 빨리 가보자고 J를 재촉했고, 1~2번 타고 말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D를 만나기 직전까지 계속 탔다. D를 보자마자 눈물의 상봉을 하고, A는 이내 깊은 잠으로 다시 빠졌다.
평창 솔섬 오토 캠핑장( http://solsum.com/)은 규모가 컸다. 오토캠핑장 안에 방갈로 같은 펜션같은 것도 같이 운영하고 있었고, 수영장도 있고, 캠핑장 뒤편 산쪽에는 눈썰매 같은 곳도 있었고, A가 좋아하는 트램폴린과 A가 제일 좋아했던 강아지, 토끼, 양도 있었다. 관리사무소 앞에는 수레에 건초더미가 쌓여있었고, 입실 때 받은 검은 비닐 봉투에 자유롭게 담아 토끼와 양에게 먹이를 줄 수 있었다. 스스로를 토끼라고 생각하는 A는 애착인형도 토끼이고, 장래희망도 토끼인데 주토피아를 보고 난 이후에는 경찰 토끼가 장래희망이 되었다. 양들은 5마리 정도 있었는데, 덩치가 제일 큰 양이 다른 양에게 건초를 주면 머리를 들이밀며 다른 양을 쫒아내고 건초를 먹으려 했다. A는 그 모습이 아주 괘씸했는지 그 양을 “욕심쟁이 양”이라고 부르며, 다른 양을 쫒아 낼 때마다 아주 혼을 냈다. 그래도 욕심쟁이 양과 정이 많이 들었는지, 퇴실할때에는 아주 슬퍼하며 잘 있으라고 인사했다.
강원도 평창은 아직 눈이 많이 쌓여있었고, 산 속이라 그늘이 많아 캠핑장 안에는 녹지 않은 눈 때문에 포크레인으로 얼음 길을 부셔놓아, 질퍽거렸다. 걷기에는 불편했지만 그래도 미끄러지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았다. 계곡은 얼어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거기에서 얼음을 깨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 힘으로는 아무리 깨도 부셔지지 않을 정도로 두꺼운 얼음이었다.
캠핑장이 넒어서 한바퀴 둘러보는데에도 시간이 꽤 걸렸다. 윗동네는 거의 빙판 길이었다. 캠핑장 안에 계절이 2개가 있는 것 같았다. 강원도는 강원도 인지 해가 지니 바람이 얼음 같았고, 삼겹살은 도저히 구울 수 없을 것 같아 샤부샤부를 해먹기로 했다. 지금까지 텐트 안에서 조리는 거의 하지 않고, 차나 물을 끓이는 정도였다. 음식 냄새가 텐트 안에 남아 있는게 싫기도 했고, A가 어려서 혹시나 다칠까봐 조리는 되도록 밖에서 했다. 부탄가스에 아무리 옷을 입혀서 마구 흔들어 불을 켜도 낮은 기온 때문에 밖에서는 물도 끓지 않았는데, 텐트 안에서는 후딱 끓어서 따뜻한 국물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다음날 눈뜨자마자 욕심쟁이 양을 찾아 떠난 A. 세상 다정한 목소리로 잘 잤니? 아침 먹었어? 사이 좋게 지냈어? 라며 양들에게 안부를 일일이 물었다.
트램폴린과 모래 놀이터, 매점 앞에 큰 공터에 깡통기차가 있었는데, A는 그것을 타고 싶어서 계속 J와 D에게 언제 탈 수 있는지 물어봤다.
드디어 솔섬 오토 캠핑장 카페에 공지로 운행 시간이 떴다!
운행 시작 30분 전에 놀이터에서 대기하며 기다리던 A는 제일 앞자리에 앉아야 한다며, 사장님(깡통기차 운전하시는 분)과 줄 서있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앞자리에 타도 괜찮은지 물어보며(사실 1등으로 줄섰음!),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서 있었다. J와 함께 맨 앞자리에 올라타서 처음에는 조금 긴장했는지 얼어 있더니 운전자의 요구사항에 아주 충실하게 반응하였다. 계곡을 향해 소리질러~ 아~~~~~, 동물 친구들에게 인사~ 안녕~~~~ 등등 이렇게 1시간이나 운영되는 깡통기차를 A와 J는 6~7번 정도 탄 것 같다. 다행히 자주 오는 친구들은 1~2번 타고 흥미가 없어서 A는 마음 편히 계속 라이딩을 즐겼다.
캠핑장이 워낙 넓고, 동계 시즌이라 사이트가 다 차지는 않아서 중간 중간 여유가 있다보니 깡통기차가 캠핑장 곳곳을 지나다녔고, 장박 하시는 분들 중 아이들에게 인사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보니 A도 신이 나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계속 손을 흔들며 흡족해 했다.
1시간의 여정이 고되었던지, A는 낮잠을 무려 3시간이나 잤다.
저녁 늦게 일어난 A는 또 다시 트램폴린과 욕심쟁이 양을 찾아 다니느라 바빴다. 그 와중에 트램폴린에서 만난 초등학생 언니랑은 통~통~ 같이 트램폴린도 즐기고, 텐트에도 같이 돌아왔다. 가는 도중 초등 언니가 텐트 위치를 못 찾아서 부모님께 전화 드리고 나오실때까지 같이 있다가 내일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마지막 날 눈 뜨자마자 욕심쟁이 양을 찾아가는 A.
실컷 돌아다니고 왔는데 어제 트램폴린에서 만났던 언니가 A를 찾아왔다. 한손에 배추를 들고는 동물들에게 배추를 주러 같이 가자고 했고, A는 신이나서 다시 또 욕심쟁이 양에게 갔다. 그렇게 언니와 배추를 사이좋게 토끼와 양에게 나누어 주고는 깡통기차 탈 때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깡통기차에서 또 만나 같이 라이딩을 즐겼는데, 마지막 날은 운전자분이 캠핑장 밖으로 나가 꽤 멀리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항상 무슨 00랜드~라고 나오는 경쾌한 노래를 틀었는데, 외부로 나가서는 차분한 노래를 틀어주셔서 정말 드라이브 같았다.
욕심쟁이 양과 헤어짐이 너무 아쉬워 다음에 꼭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첫 2박 3일의 캠핑 여정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겨울의 강원도는 춥다. 진짜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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